사이버보안, 친환경 인증 등 신기술 적극 대응...전자제품 안전 지킴이 '톡톡'

김홍수 엔트리연구원 대표[사진=정일규 프로]
2006년 설립된 엔트리연구원은 국제공인시험소이자 국립전파연구원 지정 시험기관이다. 전기·전자제품의 안전성과 적합성을 시험하고 국내외 인증을 지원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제조업체들의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하는 민간기업이다. 김홍수 대표는 “엔트리는 설립 당시부터 신기술과 신재생에너지 제품을 시험·검증하겠다는 목표로 출발했다”며 “국내 시장에 출시되기 전, 제품이 안전하고 기준에 부합하는지 평가해 정부나 해외의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기전자·기계시험연구원(KTC)에서 10여 년간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인증·시험 업무가 민간에도 개방된 시기에 창업을 결심했다. 현재 엔트리연구원은 한 번의 시험으로 최대 130여 개국의 인증 마크를 발급받을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췄다. “FTA에 따른 상호인정제도 덕분에 한국에서 시험한 결과가 미국, 유럽, 싱가포르, 칠레 등 주요국에서 그대로 통용된다”며 “이는 기업들이 해외에서 별도 인증을 받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엔트리연구원은 가정용 전기기기 안전 시험부터 전자파·무선기기 적합성 시험, 에너지 효율 측정, 의료기기 인증까지 폭넓은 영역을 다룬다. 최근에는 IoT 제품과 의료기기의 사이버 보안 인증 사업에도 진출했다.
엔트리연구원은 현재 국내 민간 시험기관 중 매출 규모 3위권에 해당하며, 연 매출 150억~200억 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시험인증 기업들이 한국 법인을 세우고 시장에 진입한 상황에서, 순수 국내 자본 시험소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김 대표는 “한국 시험소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에서, 우리 같은 토종 기관이 더 오래 버틸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쓰는 전기·전자제품의 안전 인증을 외국 기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정보통신시험기관협회 회장으로서도 활동하며, 시험기술 표준 제안과 정부·업계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디지털 ESG 얼라이언스, 한국재난안전산업협회 등에도 참여해 탄소배출 인증, 재난안전 제품 인증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향후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중국 심천에 이어 베트남에도 시험소를 설립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한국 전기전자 분야의 안전·전자파 시험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엔트리연구원이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로 지으신 건가요?
“엔트리는 영어로 NTREE라고 표기합니다. 여기서 ‘NT’는 ‘New Technology’를, ‘R’은 ‘Renewal’을 의미하며, 신기술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제품을 시험·검증하겠다는 슬로건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취지를 바탕으로 2010년에 회사를 설립했고, 이름을 ‘엔트리’로 정했습니다.”
– 회사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신기술·신재생에너지·ICT 제품이 국내 출시되기 전에 안전성과 적합성을 검증하고, 정부나 해외 인증 취득을 지원하는 시험·인증 전문기관이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네, 맞습니다.”
– 이런 사업 영역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업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엔트리연구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제공합니까?
“대학 졸업 후의 첫 직장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재단법인인 KTC(Korea Testing Certification Institute, 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였습니다. 그곳에서 약 10년간 시험·검사 업무를 담당했는데, 마침 관련 업무가 민간으로 이양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는 시점이었습니다. 이를 기회로 삼아 퇴직 후 엔트리연구원을 설립해, 시험·검사와 인증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 KTC는 기계나 전기·전자 제품의 안전 시험, 고장 및 수명 신뢰성 평가 등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제품을 판매하려면 KS나 KC 인증을 받아야 하는 만큼, 해당 기준을 충족했을 때 인증을 부여하는 기관이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간단히 말씀드리면, 저희는 생활용품이나 화학제품 등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주로 전기·전자 제품을 다룹니다. 국민이 안전하게 전기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는 ‘KC(Korea Certification)’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부 품목은 자율 인증으로 전환되었지만, 대부분은 강제 인증 대상이고, KC 마크를 받은 제품만 판매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든 한국이든 어디나 마찬가지로,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기 전에 저희 같은 지정 시험기관이나 정부기관에서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KC 마크를 받을 수 있고, 이를 받은 후에야 유통할 수 있습니다. KC 마크가 없는 제품은 정기 단속 대상이 되고, 위반 시 리콜 조치나 법적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는 강력한 인증 제도입니다.”
– 예전에는 정부 산하 기관에서 그런 역할을 했었는데, 언제부터 민간 기업으로 이양됐습니까?
“약 20년 전, 우리나라가 수출 주도형 경제로 전환하면서 다양한 국가와 FTA를 체결하기 시작했습니다. FTA는 수출입 시 관세를 상호 철폐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조항의 마지막 부분에는 MRA(Mutual Recognition Agreement, 상호인정협정) 제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 미국, 유럽, 싱가포르 등과 상호인정협정을 맺고 있고, 이 제도로 인해 각국 정부기관이 수행하던 인증 업무가 민간으로 이양되었습니다.
덕분에 한국 기업이 미국에 수출할 때 KC 인증을 받을 필요 없이, 저희가 국내에서 시험을 진행하면 미국 FCC(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인증까지 한 번에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엔트리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등록된 시험소이고요,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최대 130여 개국의 인증 마크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시험하면 미국, 유럽, 싱가포르, 칠레 등 대부분의 주요국 인증을 동시에 획득할 수 있고, 이들 국가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한국 인증을 인정합니다.”
– 예를 들어서 한국과 상호인정협정을 맺고 있는 칠레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전자기기를 생산할 경우, 그 나라에 있는 엔트리연구원 같은 회사에서 KC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 왜 국가에서 안 하고 민간 기업에게 이양한 건가요? 예를 들어, 한국 기업이 미국에 수출할 때 현지에서 다시 인증을 받으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니, 한국의 민간 시험기관에 자격을 부여해 국내에서 인증을 발급하고 이를 그대로 인정받도록 하자는 취지입니까?
“예, 맞습니다. KC 인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안전 분야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이 관리하고, 전자파와 무선 분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립전파연구원이 담당합니다. 엔트리연구원은 국가기술표준원에 등록된 시험기관이자, 국립전파연구원에서 허가받은 전자파·무선 시험기관으로, 해당 권한을 통해 한 번의 시험으로 수출에 필요한 인허가를 발급할 수 있습니다.”
– 엔트리연구원 같은 민간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까?
“마침 제가 전자파시험기관협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협회에는 총 52개사가 가입돼 있는데, 약 10개사는 삼성·LG와 같은 제조업체이고, 나머지 40여 개사는 시험기관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업을 운영하는 곳은 20여 개사 정도인 것 같습니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UL(미국), SGS(스위스), BV(프랑스), 유로핀스(룩셈부르크) 등 세계적으로 규모가 수조 원대에 이르는 글로벌 인증기관들이 존재합니다.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 시장에 진출해, 저희와 같은 시험기관을 인수·합병(M&A)하며 국내 사업을 확장해 왔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BV코리아, CSA(캐나다), 유로핀스, 넴코(노르웨이) 등 주요 글로벌 시험기관이 모두 들어와 있습니다.”
– 국가 표준 시험, 무선기기 전자파 규정,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 시험 등에서 엔트리연구원이 국내외 인증을 발급하거나 해외 기관과 협력해 대행 발급을 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인증 권한은 누가 주는 것입니까?
“안전 분야, 즉 220V 교류나 DC 42V 정도의 전원을 사용하는 기계에 대한 인증은 국가기술표준원이 일부 허가를 부여합니다. 에너지 효율 등급은 에너지관리공단이 지정하며, 최종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승인합니다. 무선기기와 전자파 관련 인증은 국립전파연구원이 담당합니다. 이렇게 세 부분으로 분리돼 있습니다.”
– 말하자면 라이선스네요?
“맞습니다. 저희는 지정 기관이라고 표현합니다.”
– 그런 라이선스를 받기 위해서는 갖춰야 하는 조건이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설비도 있어야 하고, 테스트 역량도 있어야 할 텐데요,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시험·검사기관은 국가 차원의 관리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정해진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ISO/IEC 17025라는 국제표준이 있는데, 이는 시험기관 설립을 위한 필수 요건을 규정합니다. 해당 분야 전문 인력과 운영 시스템을 갖추었는지, 필요한 장비와 설비가 구비되었는지, 실제로 시험을 수행할 역량이 있는지 등에 관한 기준을 정해 놓았습니다.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면 주무 부처의 평가를 거쳐 인허가가 발급됩니다. 이후에도 법적 기준에 맞게 운영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정부가 매년 정기 실사를 합니다. 기준 미달 시 업무 정지, 허가 취소, 벌금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인허가에 있어 매우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 엔트리연구원이 인증을 발급했는데, 시험 오류나 담당자의 실수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불이익이나 제재가 있습니까?
“물론 있습니다. 단순한 실수라면 일정 금액의 벌금 등 비교적 가벼운 제재를 받을 수 있지만, 고의성이 있는 인위적 오류일 경우 업무 정지나 허가 취소 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정부의 관리 기준이 매우 엄격하게 되어 있고요, 저희를 비롯한 모든 시험기관은 내부 품질 시스템을 철저히 운영하고 관리해 나가고 있습니다.”
– 시험 비용은 얼마 정도입니까?
“예를 들어, 조명의 경우 KS 시험 비용이 약 140만 원 수준이고, 휴대전화의 전자파나 무선 시험은 약 4천만~5천만 원 정도, 마이크와 같은 장비는 약 200만 원 선입니다.”
– 예를 들어, 어떤 업체가 중국의 다른 기관에서 5천만 원을 들여 시험했는데 인증을 못 받은 경우, 엔트리연구원에 와서 ‘1억 원을 줄 테니 인증을 발급해 달라’는 식의 요청을 할 수도 있습니까?
“그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공계 시험 분야에서는 모든 결과가 수치화된 데이터와 그래프로 남습니다. 시험 과정에서 생성된 로우 데이터, 시험 수행 시간, 담당 엔지니어 기록 등이 모두 보관되기 때문에 이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 회사에서 발급하는 인증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던데요, 어떤 인증이 있는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저희가 주로 담당하는 분야는 안전 인증입니다. 조명, CCTV, 헤어드라이어, 전기매트 등 국민들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가정용 소형 전기제품을 시험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KC 인증을 받아야 시중에 유통될 수 있습니다. 전자파 시험 역시 가정용 소형 기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고, 국가에 납품되는 도로용 CCTV의 경우 전자파·안전·신뢰성 시험까지 함께 진행합니다. 최근에는 전기매트의 전기장·자기장(EMF) 인증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심장박동기 착용자가 인증 없는 전기매트를 사용할 경우 박동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매우 중요한 시험입니다.
저희는 전기가 공급되는 제품의 약 80~90%를 다루지만, 변압기와 같이 수만 볼트의 고전압을 사용하는 산업용 강전 설비는 못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220V 또는 380V 전압을 사용하는 제품의 대부분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 에너지 효율은 어떻게 측정하나요?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명 제품의 경우, 광도(럭스)가 규정 기준에 맞게 제대로 나오고 있는지, 빛의 분포가 고르며 특정 구역만 밝거나 어둡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또, 수명 시험을 통해 장기간 사용 시 성능이 유지되는지, 비나 먼지 등 외부 환경에 견딜 수 있는지도 검증합니다. 전자파 시험의 경우, 예를 들어 아래층에서 리모컨을 사용했을 때 위층 조명이 깜빡이지 않는지와 같은 간섭 여부를 평가합니다. 그런 테스트 장비가 다 합쳐서 몇 천 대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몇백 억 원은 들어갔을 겁니다.”
– 의료기기도 시험합니까?
“네. 의료기기 시험·인증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내 판매나 해외 수출을 위해서는 의료기기 역시 엄격한 시험과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의료기기 분야에서 사이버 보안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 SK 보안 사고 사례에서도 보듯, 연결된 기기의 보안 취약점은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엔트리연구원은 IoT 제품과 의료기기의 사이버 보안 인증 권한을 확보했으며, 올해부터 관련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 경쟁사들이 여럿 있다고 하셨는데, 엔트리연구원의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저희는 고객에게 최대한 합리적인 비용으로, 가장 신속하고 신뢰성 있는 시험을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내 민간 시험소 가운데 주식회사 형태로는 규모 면에서 세 번째 정도일 것 같습니다. 그 외 대부분은 본사가 수조 원대 규모인 글로벌 시험소들입니다. 국내 민간 시험소 중 상장사는 두 곳인데, 첫 번째는 DTNC, 두 번째는 HCT이고, 나머지는 비상장사입니다. 저희는 성장해가고 있는 회사고, 유사한 규모의 회사가 서너 곳 정도 더 있고, 그 아래로 소규모로 운영되는 2차 레벨의 회사들이 있습니다.”
– DTNC는 그래도 매출이 1,000억 원이 넘네요.
“맞습니다. 그리고 아마 HTC도 1,0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엔트리연구원의 매출은 어느 정도 되나요?
“연매출로 150억~200억 원 사이입니다.”
– DTNC 같은 경우는 소폭이지만 적자인 상황이던데요, 이게 사업의 복잡성 때문인지, 높은 투자 비용 때문인지 알 수 있을까요?
“DTNC는 시험 사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사업도 있고 여러 가지 다른 사업도 하고 있어서 사업 간에 플러스, 마이너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앞으로 엔트리연구원도 상장할 계획이 있습니까?
“아직 구체적인 상장 계획은 없습니다. 다만 글로벌 진출을 위해 시험소 확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 심천에 전자파와 안전 분야를 전담하는 시험소를 운영하고 있고요, 올해는 베트남에 투자해 현지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 베트남에 진출하시려는 이유는 뭔가요?
“베트남은 이미 많은 한국 기업이 진출해 제조 활동을 하고 있고, 향후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이 중국처럼 전 세계로 수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저희도 시험·인증 사업을 한국에만 한정하지 않고 해외로 확대하기 위해 베트남에 진출하려 합니다. 올해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내년에는 장비 투자를 통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 대표님께서는 협회 일도 다양하게 많이 하고 계신데요, 하나씩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한국정보통신시험기관협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 협회에는 UL, SGS 등 해외 글로벌 시험소를 비롯해 DTNC, HCT 같은 국내 주요 시험기관, 그리고 다양한 국내 시험·인증 기관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고요, 현재 회원사는 약 50개 정도 됩니다.”
– 협회에 상근 인력도 있습니까?
“상근 인력이 9명 정도 됩니다. 협회 사무실에 3명이 있고요, 각 세관에 6명 정도가 파견 나가 있습니다.”
– 한국정보통신시험기관협회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선은 회원사의 사업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또, 전파연구원과 각 시험기관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시험 시 적용되는 기술 표준을 마련하는 일도 담당합니다. 개별 시험소가 정부에 직접 제안하기 어려운 사안은 협회 내 기술위원회를 통해 신기술 정보를 수집·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와 함께 새로운 시험 기준을 수립합니다. 그리고 정부의 제도 운영을 지원하고, 회원사 시험소의 신기술 도입을 지원하는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각 세관과 협력해 불법 수입 가전제품의 유통을 차단하는 필터링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 또 다른 협회의 일도 하고 계시죠?
“사단법인 ‘디지털 ESG 얼라이언스’의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SG 경영이 활발해지고 있고, 특히 2~3년 후 유럽 수출 시 탄소배출권 제도가 본격 도입될 예정이라서 탄소 데이터가 없는 자동차·철강 등 제조업체는 유럽 수출에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 기업의 탄소 분야 시험·인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재난안전산업협회’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시험·인증 전문기관으로서, 회원사들이 검증·인허가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서비스업의 특성을 살려, 한국 제조업체 전반이 인허가 관련 애로 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주요 역할입니다.”
– 인증이라든지 인허가 같은 것들은 일반 기업 입장에서는 규제로 보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 DTNC나 HCT 같은 민간 시험·인증 기업들이 더 큰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일반적인 시각이 있는데 어떻습니까?
“규제의 성격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규제가 부담이지만, 국민에서는 국가가 안전하고 품질 좋은 제품만 허가해 주기를 바라므로 규제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규제를 제조업체 중심으로 완화하면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고, 반대로 국민 중심으로 강화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어 균형이 필요합니다.
사실 이런 것은 한 국가가 독자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합의된 표준이 있고, 각 국가는 이를 채택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어떤 국가는 기준을 완화해 국민이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사용할 수 있고, 어떤 국가는 엄격하게 적용해 국민은 좋은 제품을 쓰게 되지만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저희와 같은 시험기관에 있어서 규제 강도에 따라 수익이 크게 변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아요.”
– 대표님 보시기에 이런 규제가 가장 강한 곳은 어디입니까?
“사실 이런 표준은 대부분 유럽에서 만듭니다. 그러면 미국에서 사전 테스트를 하고, 승인되면 그 결과가 전 세계 각국에 적용됩니다. 다만 글로벌 인증 규격의 중심은 유럽이어서, 대부분의 국제 인증기관은 유럽이 메인입니다.”
– 엔트리연구원의 직원은 몇 명 정도 있습니까?
“120명 정도 됩니다. 저희 인력 구성은 안전 분야 시험, 전자파·무선 시험, ISO 및 ESG 탄소 분야 담당 인력을 비롯해 마케팅·영업·전략, 재무 부서 인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체 인원은 약 120명 정도이고, 한국 본사에 100명, 중국 법인에 20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 좋은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 키가 되겠네요.
“맞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요즘 한국에서는 젊은 엔지니어들이 시험·검사·인증 분야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희 업무는 계측기를 다루고, 제품 포장을 열어 직접 시험을 진행해야 하고, 다양한 장비를 실제로 운용하는 등 현장 중심의 활동이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 젊은 세대는 책상에 앉아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업무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서 우수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 연봉을 적게 줘서 그런 것은 아닙니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지금은 대만에도 채용 공고를 냈습니다. 저희 분야에서 대만과 한국의 임금 수준을 비교하면, 우리가 약간 높은 편입니다.”
– 대만 현지에서 그렇게 많이 주나요?
“지난해 대만 GDP가 우리보다 높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분야에서는 대만과 한국의 급여 차이가 10~15% 정도에 불과합니다. 엔지니어 직군만 놓고 보면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생활 수준은 잘 모르겠지만, 급여만 보면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채용이 어렵다면 대만 인력을 영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 대만 인력을 한국으로 데려오신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요즘 시험 기준으로 국제표준인 IEC 규격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대만 엔지니어들도 한국 시험 절차를 동일하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단지 와서 그대로 시험을 진행하고 영어로 보고서를 작성하면 되니까 굳이 한국인만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 끝으로 장기 목표라든지,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주시죠.
“현재 한국의 토종 시험소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거 일본이나 대만이 겪었던 상황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엔트리연구원은 한국인이 설립한 시험소로, 저희를 포함한 몇 안 되는 국내 시험소가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국민이 사용하는 제품의 시험·인증을 외국 기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저는 협회 회장으로서, 한국 전기·전자 분야의 안전 및 전자파 시험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미약하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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